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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직원이 웹소설 게임 개발사 CEO로..."길은 열린다. 단지 몰랐을 뿐"
[인터뷰] 직원이 웹소설 게임 개발사 CEO로..."길은 열린다. 단지 몰랐을 뿐"
  • 정동진
  • 승인 2020.02.24 17: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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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진 피어코퍼레이션 대표, 2020 그들이 사는 세상 1부

[비아이뉴스] 정동진 기자=게임업계에 입문할 때는 모두 그랬다. 단지 게임이 좋아서 직접 가서 개발자의 업을 선택했다고. 문제는 업을 위협하는 생존의 갈림길이었다. 

남들이 다하는 RPG나 퍼즐도 출시하면서 나쁘지 않은 성적으로 개발자의 업을 후회하지 않을 정도의 보람도 느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게임업계에 입문했을 때와 달라진 모습을 보면서 자괴감 수준은 아니더라도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는 일상이 답답해지더라. 

심적으로 안정이 되지 못하니 당연히 결과물도 좋지 않았고, 자연스럽게 회사도 나의 존재를 잊어갔다. 떠밀려서 나가는 것이 아닌 그저 나하고 맞지 않는 일이라 생각하고, 거처를 옮길 때가 됐다고 생각한 게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고 있다.

 

100원으로 웹소설 한 편을 구독하던 독자에서...
이형진 피어코퍼레이션 대표는 게임업계에서 크게 알려지지 않은 평범한 개발사의 대표였다. 단지 투위게임즈(2we Games)의 직원이었던 그를 다시 붙잡은 건 '웹소설'이었다. 

"과도한 업무에 시달리면서 짬짬이 읽은 웹소설을 스마트 폰 게임으로 만들어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한 편에 100원이라는 가격과 종이책과 다른 느낌의 독서, 그리고 상상력은 분명 '소설의 게임화'를 떠올리기에 충분했다."

이형진 피어코퍼레이션 대표

- 기존 비주얼 노블이 있는데 왜 웹소설인가요.
"지금도 딱히 특정 단어로 정의를 내리기 어렵지만, 비주얼 노블과 다른 미지의 시장이 있다고 생각했다. 각종 통계나 지표로 가늠할 수 있는 시장의 크기만 없을 뿐 웹툰과 웹소설은 다르다. 그림과 글자의 영역 사이에 이 둘의 접점을 찾았을 때 '웹소설 게임'이라는 시장이 없다면 개척해보겠다고 계획을 세웠다."

- 아직 시장이라 부르기에 애매한데요.
"시쳇말로 멘붕이 왔다. 단지 비슷한 시장은 비주얼 노블이었고, 이조차 국내 개발사 몇 곳만 작품을 출시하는 것이 전부였다. 바꿔 말하면 비주얼 노블의 후발주자가 아닌 웹소설 게임의 선두로 나선다면 무모하더라도 승산이 있다고 생각했다. 

초반에 겪는 시행착오가 언젠가는 도움이 될거라 생각하고, 같이 일했던 사람들과 다시 한곳에 모였다. 난 웹소설을 좋아하고, 외주를 해서라도 회사에 운영비를 될 테니 '그냥 까짓거 한 번 해봅시다'라고 말했다. 이전 회사에서 직원으로 일했던 시절과 달리 웹소설 시장에 대해 열변을 토하고, 정말 진지하게 이야기하니 다들 마음이 움직여서 그런지 이제는 같은 곳에서 일한다."

- 듣기로는 무모한 도전은 아닐 텐데요.
"외주를 진행하면서 개발 툴을 직접 만들었다. 이왕이면 원하는 시기에 빨리 넘기려고 만든 툴이 도움이 됐다. 흔히 말하는 틀은 있으니 여기에 채워 넣을 콘텐츠만 있다면 작업은 순조로울 것으로 예상했다."

- 예상이요? 그럼 예상하지 못한 변수라도.
"스마트폰 게임으로 출시할 수 있는 웹소설은 많았다. 문제는 웹소설 작가를 누구부터 만날지, 작가가 매니지먼트가 소속되어 있는지, 계약금은 얼마인지 등 정말 학생처럼 하나씩 정리하면서 나아가는 게 힘들더라. 누군가는 좋아하지만, 누군가는 왜라는 답이 돌아오더라.

웹소설로도 충분한데 왜 굳이 게임으로 출시하려 드는지 묻더라. 그때는 정말 작가의 팬으로 원작의 복선이나 설정을 일일이 나열하면서 게임으로 출시하면 'IF' 스토리나 시각 효과를 극대화한 장면 등을 예시로 들면서 한 명씩 설득했다.

그때부터 작가 한 명을 설득해서 흔쾌히 게임을 해보자는 의견을 들으면서 자신감이 붙기 시작했다. 작가와 미팅할 때는 자존심은 그냥 다 집어던졌다. 그냥 이 웹소설은 무조건 게임으로 개발한다는 생각만 했다."

- 아니 왜 무조건 게임인가요.
"예전과 달리 콘텐츠 소비 패턴이 바뀌었다. 과거 PC 온라인 게임 시절에 '콘텐츠 소비 속도'라는 말이 있었다. 비슷한 방식에 캐릭터만 바뀐 액션 RPG가 겪었던 통과의례, 이유불문하고 장르에서 하나의 게임만 살아남는걸 직접 경험했다.

PC 패키지가 PC 온라인으로 다시 스마트 폰으로 오면서 소비 패턴은 분 단위에서 초 단위로 바뀌었다. 대세인 유튜브의 틈을 파고든 틱톡의 성공이 말해준다. 

책은 서점, 웹소설은 스마트폰만 있다면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 문제는 시간이다. 물리적인 공간 외에 심적으로 소설을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들의 귀중한 시간을 '웹소설 게임'으로 보여준다면 작가와 독자가 원작의 매력에 흠뻑 빠질 수 있는 공감대가 끈끈하게 연결될 것으로 본다."

 

- 잠깐 원작이요? 그럼 원작을 재해석해 게임으로 출시하나요?
"아, 그건 아니다. '소설을 플레이하다!' 이 문장이면 될지 모르겠지만, 보면서 상상하던 활자를 보면서 귀로도 감상하는 멀티미디어로 조금은 입체적으로 소설을 읽는다고 생각하면 된다. 

라이트 플레이(Light Play) 1호로 출시한 '얼룩진 세계의 카테고리 : 나와 그녀들의 공생관계에 문제가 생겼습니다'를 준비하면서 체득했던 노하우가 향후 피어코퍼레이션이 준비하는 시장 개척에 나침반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시나리오 작가 다히미아기, 원화 작가 Posom이 게임이라는 그릇에 웹소설을 담으면서 진행했던 일련의 작업이 얼룩진 세계의 카테고리 이후로 등장할 두 번째 작품의 밑거름인 셈이다."

- 그럼 첫 번째라 기준이 있었을 텐데요.
"구독자 수가 높은 소설부터 게임으로 이식하기로 했다. 라이트 플레이의 시작은 웹소설, 웹소설의 시작은 글이다. 우리는 작가들의 글과 그림을 단지 게임을 바꿔주는 작업에 불과하다. 구독자 수는 표면적인 기준에 불과할 뿐 내부에서 정한 가이드라인에 따라 작가나 매니지먼트를 만나 이야기를 꺼내면서 작가의 의지와 권리를 최대한 보장한다."

- 현재 게임화가 예정된 작품을 공개할 수 있나요.
"내일은 아이돌(시나리오 작가 젤렌, 원화 작가 봄야), 오리지널 직업코드 711(이도경 작가 프로듀싱 팀에서 진행), 데칼코마니(스토리움 추천 선정, 글작가 다히미아기, 그림 작가 비니) 등은 판권 계약을 진행했으며, 코핀 커뮤니케이션즈(이지콘텐츠) 웹소설 135개 작품 중 '이번 생은 내 뜻대로 살겠다'는 시나리오로 각색 중이다"

- 이제 남은 목표는 뭡니까.
"웹소설 게임 시장을 개척해 피어코퍼레이션의 브랜드 '라이트 플레이'라는 이름이 알려져 비주얼 노블 외에 새로운 단어로 정의되는 시장에서 피어코퍼레이션이 선두에 있었으면 좋겠다(웃음)."
 

 

4차산업 전문언론 '비아이뉴스' msn06s@bei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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