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0-04-04 14:13 (토)
[기자수첩] 옥상의 고양이
[기자수첩] 옥상의 고양이
  • 김자혜
  • 승인 2020.03.17 18: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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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아이뉴스] 김자혜 기자=요즘 비아이 뉴스의 자그마한 화제는 사옥 옥상 고양이다. 코리안숏헤어, 일명 집사(고양이를 키우는 반려인의 별칭)들 사이에서 고등어 줄무늬와 닮았다고 해서 고등어 태비라고 불리는 이 녀석은 며칠 전부터 옥상에 등장했다. 그런데 도무지 어디에서 옥상까지 올라온 것인지 알 수가 없다.

다양한 추정이 오가지만 가장 해결해야 할 문제는 녀석의 끼니와 구조다. 어떻게 고등어태비를 구해야 할까.

가장 먼저 119구조대를 부르는 것을 생각해봤지만 최근 소방청은 '생활 안전 출동 거절기준'을 운영 중이다. 지난 2018년 중순부터 지역자치단체에 전담했다. 버려진 고양이 여러 마리가 떼를 지어 다니며 사람을 위협하면 출동하지만, 길 잃은 한 마리를 위해 출동하지는 않는다.

유기동물 구조전담반은 어떨까, 마침 서울시는 이달 17일부터 '사각지대 유기동물 구조단'을 시범 운영한다. 서울시의 동물공존 도시 조성사업의 일환이니 "고등어태비를 옥상에서 꺼내주세요"하면 바로 달려올 기세다.  구조하는 것은 좋은데 이 녀석이 유기동물보호센터로 가서 적절한 시기에 입양처를 구하지 못하면 안락사 위기에 처한다. 구할 것이나 말 것이냐를 고민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머리를 열심히 굴려보고 있는데, 옥상 고양이를 두고 고민하는 상황이 어쩐지 어디서 본 것 같다. 이해당사자와 기관의 갈등, 노사 간의 협상 등 풀어야만 하는 문제를 다루는 집단에서 말이다. 최근에는 인천공항공사와 입점한 대기업 면세점의 임대료 갈등이 옥상 고양이와 같다. 

최근 인천공항에 입점한 면세점들은 공항 공사에 꾸준히 지원안을 요구했다. 그러나 일시적으로 중소기업을 위한 임대료 감면 책을 내놨을 뿐, 대기업 브랜드에 대해서는 이렇다 할 대답을 내놓지 않았다.

대기업이 이 정도도 못 견딜 것 같으냐고 반문하는 이도 있겠으나, 지난해 대기업 면세점은 임대료로만 9846억 원을 인천공항 공사에 지불했다. 인천공항 공사는 지난해 영업이익만 1조3141억 원을 기록한다. 인천국제공항공사가 국토부 산하 기관이라, 정부가 인천공항 공사를 통해 챙긴 배당금은 3997억 원이다.

정부 입장에서는 든든한 세원을 줄이자니 재정조정이 부담이다. 면세점 입장에서는 이용객이 급감한 데다 코로나 19가 해외로 확대되면서 난관이 장기화할 상황에 임대료만 내는 것이 큰 부담인 상황이다.

공항임대로는 정부와 면세점 입장에서 옥상의 고양이와 같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지만, 어떻게든 방향을 결정해야 하는 대상이 됐다.

다행히 인천공항공사 측은 17일 대기업에 대해서도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 매출 감소 등 경영 위기를 고려한 지원책을 마련한다고 입을 뗐다.

그리고 비아이 뉴스의 옥상 고양이는 구청 직원이 한차례 와서 상황을 지켜보고 갔다. 옥상의 고양이가 다치지 않고 건강히 구조되려면 충분한 사전준비와 고양이의 심리파악도 중요하겠다. 막연하게 뛰어들다간 고양이가 구석에 몰려 추락하거나 집기사이에 끼어 부상을 입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번 인천공항공사와 대기업면세점의 문제 뿐 아니라 앞으로 맞닥들일 정부와 민간기업의 마찰은 옥상의 고양이를 다루듯 치밀하게 계획하고 충분한 해결방안 논의를 가지길 바란다.

일방적으로 결정을 잘못내린다면 주요 사안을 옥상에서 추락시키거나 잘 결정해 놓고도 안락사를 맞게 할 수 있다. 고양이와 이해관계를 위한 의사결정은 다음 향방을 예상할 수 없는 생명력을 갖고 있는 모양이다. 다루는 방법이 비슷하니 말이다.  

4차산업 전문언론 '비아이뉴스' icarus@bei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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