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메인넷 공개 두 달, 흔들리는 클레이튼 왕국
[비아이뉴스] 정동진 기자=지난 6월 27일 카카오 블록체인 계열사 그라운드X의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Klaytn)의 메인넷 '사이프러스'가 공개된 지 벌써 두 달이 흘렀다.
공개 전부터 국내 블록체인 업계의 주목을 받았고, 지금도 여전히 화제의 중심이다. 그러나 메인넷 공개 3개월 이내에 출시한다는 클레이 비앱(BApp, Blockchain App) 파트너 중 '게임' 소식은 묘연하다.
그라운드X에 따르면 클레이튼 플랫폼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클레이튼 파트너들은 3개월 내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그래서 여러 파트너가 자사의 서비스를 속속 공개하는 가운데 게임은 유독 제외됐다.
정부의 '블록체인 육성, 암호화폐 단속'이라는 기조 아래 게임물관리위원회의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이 딱 버티고 있어 난항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게임위에 따르면 국내에 출시된 블록체인 게임은 단 1종도 없다. 해외 서비스만을 위해 공개할 뿐 국내는 심의를 받지 않고, 불법게임물로 판정받을 수 있어 서비스를 꺼리고 있다. 현재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 등록된 블록체인 게임도 게임위의 심의를 받지 않고, 마켓 정책에 의해 게임이 아닌 일반 앱으로 등록한다.
또 일반 앱으로 등록했어도 상대적으로 게임의 인지도가 약해 구글이 지정한 결제 수단 외에 외부 결제로 운영 중이지만, 이조차 발각되면 자동 퇴출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파트너로 참여한 국내 블록체인 게임 개발사의 사정은 심각하다. '메인넷 공개 후 3개월 이내 출시'라는 계약 조항에서 일부 게임사는 글로벌 서비스로 전환했고, 나머지는 눈치만 보고 있다.
그라운드X는 클레이튼 생태계 구축을 강조했지만, 정작 게임 분야는 책임을 개발사로 돌렸다. 이들이 영역을 확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클레이튼 거버넌스 카운슬'에 넷마블, 펄어비스, 카카오게임즈, 펍지, 위메이드 등 대형 게임업체가 있지만 관망하는 자세를 나타내고 있다.
그라운드X 관계자는 "법이나 기준에 따라서 게임이 바뀔 수 있다. 이 경우를 위해 거버넌스 카운슬이 있다. 이들과 논의를 통해 해당 게임을 어떻게 할 것인지 결정하게 된다"고 말했지만, 일각에서는 태생부터 심의를 받지 않은 '불법게임물'로 낙인이 찍힌 상태로 정상적인 서비스가 힘들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이제 계약을 지킬 것인지 혹은 클레이튼 진영에서 빠질 것인지에 대해 9월 24일 이전에 결정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