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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코로나19’ 아직 끝나지 않았는데 벌써 공치사하나
中, ‘코로나19’ 아직 끝나지 않았는데 벌써 공치사하나
  • 조성영
  • 승인 2025.03.02 11: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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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선전부, 시진핑 공덕 찬양하는 대국전’역’ 출판
中 누리꾼 “재난 여전한데 벌써 국가 지도자의 공덕 칭송” 비난
美 정치학자 “코로나19, 시진핑에 유례없는 정치적 위협으로 떠올라”
지난달 중국 선전부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공덕과 덕을 찬양하는 ‘대국전’역’(大国战“疫”)을 출판했다 © 자유아시아방송(RFA)
지난달 중국 선전부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공덕과 덕을 찬양하는 ‘대국전’역’(大国战“疫”)을 출판했다 © 자유아시아방송(RFA)

[비아이뉴스] 조성영 기자= 중국 당국이 최근 공식 발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눈에 띄게 호전된 것 같지만 세계 각국에서는 확진자가 속출하고 있다. 국제 사회가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전력을 다하는 가운데 중국 정부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국가원수로서 국민을 위해 책임을 다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서적을 출판했다. 코로나19가 아직 종식되지 않은 상태에서 중국 정부가 시진핑의 공덕과 덕을 찬양하는 서적을 출판한 것은 공산당의 집권 우월성을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국가 지도자의 지위를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중국 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발생 사례가 계속 줄고 있지만 해외에서의 상황은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1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아제르바이잔, 에콰도르, 아일랜드, 모나코, 카타르 등 국가에서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전 세계 66개 국가에서 코로나19 확진 사례가 보고됐다.

지난달 28일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은 언론 브리핑에서 “전 세계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결정적인 순간을 맞이했다”면서 “코로나19에 대한 위험도를 최고 단계인 매우 높음(very high)으로 조정한다고 말했다.

지난 이틀 동안 세계 다른 지역에서 보고된 코로나19 신규 발생 건수는 이미 중국의 추가 발생 사례를 넘어섰다.

지난달 28일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중국 정부가 이 같은 상황에서 민중이 시진핑을 주축으로 한 당 중앙의 지도하에 코로나19를 효과적으로 차단했다는 내용을 담은 ‘대국전’역’(大国战“疫”)’을 출판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관영 매체는 이 책이 중국 공산당 지도부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제도의 돋보이는 강점을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 中 누리꾼 “재난 여전한데 벌써 국가 지도자의 공덕 칭송” 비난

대국전’역’이 출판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중국 누리꾼들의 비판이 이어졌다. 한 누리꾼은 “과거에는 재난이 끝나야 하던 일을 이제는 재난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벌써 국가 지도자의 공덕을 칭송하기 시작한다”고 비난했다.

미국 하버드대 정치학 박사 구웨이췬(顾为群)은 중국 정부가 이처럼 급하게 선전물을 꾸며낸 것은 상당히 풍자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코로나19 사태가 아직 종식되지 않은 상황에서 시진핑을 치켜세우는 것은 상식에 어긋나는 행동”이라며 “어떤 정치 체제라도 제대로 작동한다면, 특히 민주국가의 운영 방식이라면 시진핑과 같은 지도자는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RFA에 따르면 대국전’역’ 제1장은 많은 지면을 할애해 ‘지도자의 결단’을 부각했다. 또한 ‘반드시 중시해야 한다’, ‘반드시 당 중앙의 집중 통일 지도를 강화해야 한다’ 등 시진핑의 지시와 발언 내용을 통해 중국 최고 지도자가 이번 코로나19 방역 과정에서 차지하는 첫 번째 위상을 요약했다.

중국 정부가 ‘중앙 코로나19 대처작업 영도소조’ 책임자로 리커창 국무원 총리를 임명했지만 뒤에서 명령을 내리는 사람은 시진핑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지난달 시진핑은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을 만난 자리에서 코로나19 방역 업무를 자신이 직접 지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 관영 매체들도 최근 국제기구가 중국의 코로나19 방역 대책을 칭찬한다는 소식을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은 지난달 시진핑과 만난 자리에서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중국의 신속한 대처 속도는 세계에서 보기 드물며 WHO는 이점을 높이 평가한다”면서 “이는 중국 제도의 강점으로 관련 경험은 다른 국가가 참고할 만하다”고 찬양을 늘어놨다.

신화통신은 지난달 안토니오 구테헤스 UN 사무총장의 말을 인용해 “중국 정부가 코로나19로 인한 악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엄격한 방역 조치를 했다”라며 “중국 인민은 정상적인 삶을 희생하는 방식으로 인류 전체에 기여했다”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UN과 WHO가 잇달아 중국을 칭찬하는 것은 이들 기관에 대한 중국 정부의 정치적 침투와 외교적 수완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대국전’역’은 시진핑의 지시와 발언 내용을 통해 중국 최고 지도자가 이번 코로나19 방역 과정에서 차지하는 첫 번째 위상을 요약했다 © 자유아시아방송(RFA)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대국전’역’은 시진핑의 지시와 발언 내용을 통해 중국 최고 지도자가 이번 코로나19 방역 과정에서 차지하는 첫 번째 위상을 요약했다 © 자유아시아방송(RFA)

◇ “코로나19, 시진핑에 유례없는 정치적 위협으로 떠올라”

샤밍(夏明) 미국 뉴욕시립대학교(The City University of New York) 정치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사태가 시진핑에게 유례없는 정치적 위협이 되고 있다”며 “이 때문에 정치적 선전이 그에게 정치적 지위를 보호하는 생명줄이 됐다”고 밝혔다.

샤 교수는 “시진핑이 권력을 잡은 이후 최대 위기를 만났다”며 “코로나19 사태가 아직 끝나지 않았지만 정치적 실패가 분명해진 이 시점에서 시진핑은 서둘러 자신의 정치 선전 시스템을 가동하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최근 중국 정부는 자신들에게 긍정적인 내용을 대대적으로 선전하면서 잠재적인 부정의 목소리를 억제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최근 중국 코로나19 상황을 외부에 알렸던 베이징 변호사 천치우스(陈秋实), 우한 시민기자 팡빈(方斌), 전 중국 CCTV 아나운서 리쩌화(李泽华) 등이 연이어 중국 당국에 체포됐다.

샤 교수는 “사스(SARS,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때나 원촨(汶川) 대지진 당시 중국 당국의 자화자찬이 효과를 거둘 수 있었지만 이번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자화자찬은 기대했던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코로나19의 확진자와 사망자는 모두 사스 당시의 기록을 넘었다”면서 “시진핑이 이번 위기에서 범한 첫 번째 실수는 코로나19 사태를 은폐해 수천 명의 무고한 사람을 죽게 한 것”이라고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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