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아이뉴스] 조성영 기자= 올해 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중국 내 모든 매장을 일시 폐쇄해 매출이 급감했던 애플이 신형 중저가 아이폰의 출시에 힘입어 지난 4월 중국에서의 매출이 지속해서 반등했다. 하지만 애플은 앞으로 중국 시장에서 도전에 직면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22일 중관춘온라인(中关村在线), IT즈자(IT之家), 신랑차이징(新浪财经)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달 중국에서 아이폰 390만 대를 팔아 판매량이 3월의 156만 대보다 160% 늘었다.

시장조사기관 IDC는 4월 애플의 셀인(sell-in) 출하량은 약 300만 대로 3월보다 30% 증가했다고 밝혔다. 셀인 출하량은 애플이 중국 소매 유통업체에 판매한 아이폰 수량을 의미하며 미래 수요를 가늠하는 데 쓰인다.

애플은 올해 2월 코로나19 영향으로 중국 내 모든 매장의 영업을 일시 중단하면서 아이폰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60% 급감했다. 3월 중순 중국의 모든 매장이 다시 영업을 시작하면서 상황이 호전됐다.

중국정보통신연구원(中国信息通信研究院)에 따르면 4월 중국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달보다 94% 증가한 4080만 대로 집계됐다.

애플은 알리바바가 운영하는 티몰(天猫) 플래그십 스토어 등 여러 공식 소매점을 통해 제품을 판매한다. 전자상거래 기술 및 마케팅 업체인 WPIC에 따르면 애플이 지난 4월 티몰 플래그십 스토어를 통해 올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 증가한 1억 2740만 달러(약 1579억 원)에 달한다. 또한 티몰을 통한 아이폰 판매 매출은 3월보다 33% 늘어난 8천만 달러를 넘어섰다.

애플의 중국 내 매출이 점차 호전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애플이 앞으로 몇 달 동안 도전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애플은 올해 4월 중순 2세대 아이폰 SE를 출시하고 중국에서 3299위안(약 57만 원)에 판매를 시작했다. 중국 시장조사업체 CINNO는 아이폰 SE가 중국에서 4월 말에야 판매를 시작했지만 4월에 팔린 아이폰 390만 대의 24%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IDC는 아이폰 SE가 4월 전체 아이폰 출하량의 8%를 차지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IDC 분석가 윌 웡(Will Wong)은 “이 수치가 반드시 수요를 반영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수요가 공급만큼 강하지 않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이 밖에 올해 하반기 코로나19가 중국 경제에 충격을 가해 소비 지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이에 관해 윌 웡은 “애플뿐만 아니라 모든 스마트폰 제조업체의 상황이 여전히 심각하다”라며 “애플의 현재 상황이 심각한 것은 경제 환경이 좋지 않은 가운데 소비자의 구매 욕구가 아직 정상으로 회복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같은 원인으로 소비자들이 중저가 스마트폰을 선택할 것”이라며 “애플은 중저가 모델이 아이폰 SE밖에 없지만 샤오미나 화웨이는 저가 제품으로 소비자들을 끌어들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중국 소비자들은 애플 아이폰을 구매하는 것을 고려했을 수도 있지만 지금은 더 값싸고 질 좋은 화웨이를 선택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말 중국이 5G 네트워크를 구축한 이후 5G폰은 중국에서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화웨이, 샤오미 등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가 5G폰을 출시했지만 애플은 아직 5G폰을 발표하지 않았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 리서치(Counterpoint Research)는 5G폰이 올해 중국 스마트폰 판매량의 4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애플이 5G폰을 출시하지 않는다면 중국 소비자들은 다른 제조사의 제품을 선택하거나 애플이 신규 스마트폰을 내놓기를 기다렸다가 구매할 수도 있다.

닐 샤(Neil Shah) 카운터포인트 리서치 연구원은 “5G 수요가 고속으로 증가하고 있다”라면서 “이는 앞으로 몇 달간 애플이 5G 아이폰을 출시할 때까지 애플의 전체 판매량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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