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덧 6월이다. 한 해의 절반 가량이 지나고 있다. 올 상반기는 코로나19에 경제 전반이 발목을 잡혔다. 갈 길 바쁜 사업자들에게 이만한 악재도 없다.
가상자산 업계도 조급하긴 마찬가지다. 특금법 개정법률이 20대 국회 막바지에 통과됐지만 세부기준을 담을 시행령까지 여전히 갈 길이 멀다. 3월 17일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공포안이 나온지 2개월여 간 정부와 업계는 한 차례 비공개 간담회를 가진 게 전부다.
그동안 특금법 개정안을 둘러싸고 많은 변화가 있었다. 암호화폐를 대신해 가상자산이라는 용어가 자릴 잡아가고 있고 제도권 진입 신호에 거래소들의 무분별한 활동도 예년보다 잦아든 형국이다.
투자자들의 안목도 높아졌다. 가상자산 사업자의 신고수리요건인 실명확인 입출금계정(은행 가상계좌)과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등의 기준이 제시되면서 암호화폐 거래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환기시키는 계기가 됐다.
이 가운데 한국블록체인협회도 나름의 역할을 다했다. 무엇보다 정부와 업계 간 소통의 물꼬를 트는 데 있어서 협회가 기여한 바가 컸다. 지난해 6월 2기 출범을 맞은 협회는 각 분야 전문가들이 합류하면서 힘을 받았다. 특히 협회 내 규제당국 출신 인사들이 포진되면서 전문적인 시각에서 정부와의 협상력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아쉬운 점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한계 내지 약점으로 지적되는 부분도 있다. 예를 들면 비인가 단체라는 멍에다. 이는 정부와의 협상 테이블에서 불리한 요소다. 이 점은 앞으로 남은 시행령 제정 과정에서도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다.
협회가 여지껏 비인가 단체인 이유도 일견 이해는 간다. 금융위원회 산하 단체로 등록되길 희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위 인가 단체의 경우 내부통제 및 정보관리 측면에서 타 부처에 비해 엄격한 심사를 받는다. 심사기간도 상당 부분 소요될 수밖에 없다.

협회 회원사들도 내심 불안한 기색이다. 지금까지 협회가 해온 역할을 모르는 바 아니나 시행령까지 남은 일정을 고려하면 한 시가 급한 상황이다. 정부와 업계는 늦어도 올해 안에 시행령의 세부기준을 확정지어야 한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기존 금융위 산하 단체인 한국핀테크산업협회 쪽으로 눈길을 보내는 회원사들도 더러 있다.
협회 입장에서도 딜레마다. 협회 측은 올 상반기 금융위 인가 심사에서 당국의 추가 자료 요청에 따라 보완 절차가 진행 중이라고 했다. 조급한 마음이야 이해는 가나 서둘러서 될 일도 아니다.
한 가지 다행스런 점은 금융위를 비롯한 규제당국이 업계와의 소통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는 점이다. 협회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무엇보다 업계의 대표성을 담보해낼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한 때다.
그간 협회가 거래소 중심의 단체로 오인받아온 것도 사실이다. 일부 거래소들을 중심으로 협회가 운영되다보니 거래소 이슈에 치중해온 것도 사실이다. 금융위 입장에서는 거래소 중심의 단체에 인가를 내주는 게 부담일 수 있다. 전문가들에 의한 협상력을 키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켠으로 규제당국의 부담을 줄여줄 필요도 있다.
협회는 지갑(월렛), 프로젝트, 핀테크 등 보다 다양한 가상자산 관련 기업들로부터 업계 의견을 모을 필요가 있다. 이는 정부 측과의 협상력을 키우기 위해서도 반드시 선행돼야 할 부분이다.
협회가 다양성을 갖춘 업계의 소통 창구가 되길 바란다. 인가 여부는 그 다음 문제다. 사단법인 인가가 협상력을 키우는 수단이 될지언정 전제 조건이 되어선 안된다. 협회 측의 의미있는 선택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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