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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제조 2025’ 이후 ‘중국표준 2035’ 온다
‘중국제조 2025’ 이후 ‘중국표준 2035’ 온다
  • 조성영
  • 승인 2024.04.29 09: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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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표준화 전략 추진 행동 강령 ‘중국표준 2035’ 제정 추진
전문가 “중국표준 2035, 中의 전 세계 권력에 광범위한 영향 미칠 것”
미·중 무역 전쟁의 도화선 중 하나인 중국의 산업정책 ‘중국제조 2025’ 이후 중국 정부는 인공지능(AI), 전기 통신망, 데이터 유통 등을 글로벌 기술 분야로 삼겠다는 야심 찬 15년 계획인 ‘중국표준 2035’를 내놓을 계획이다 © 바이두
미·중 무역 전쟁의 도화선 중 하나인 중국의 산업정책 ‘중국제조 2025’ 이후 중국 정부는 인공지능(AI), 전기 통신망, 데이터 유통 등을 글로벌 기술 분야로 삼겠다는 야심 찬 15년 계획인 ‘중국표준 2035’를 내놓을 계획이다 © 바이두

[비아이뉴스] 조성영 기자= 많은 논란을 빚었던 중국 산업정책 ‘중국제조 2025(中国制造2025)’에 이어 중국 정부가 올해 차세대 글로벌 표준인 ‘중국표준 2035’를 내놓을 계획이다. 중국표준 2035는 인공지능(AI), 전기 통신망, 데이터 유통 등을 글로벌 기술 분야로 삼겠다는 야심 찬 15년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중국표준 2035가 중국 정부의 전 세계 권력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3월 중국 국가표준관리위원회는 ‘2020년 전국 표준화 업무 요강(2020年全国标准化工作要点, 이하 ‘업무 요강’)을 발표했다. 업무 요강은 5가지 방면에서 ‘상부설계(顶层设计, 톱 레벨 디자인) 강화’, ‘표준화 업무의 전략적 위치 제고’ 등 117개에 달하는 2020년 중국 전국 표준화 업무 요강을 제시했다. 또한 국제표준 관리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표준 국제화 수준을 높이고 과학적 관리를 강화해 표준화 관리 효율을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

컨설팅 업체 호라이즌 어드바이저리(Horizon Advisory) 공동 설립자인 에밀리 데 라 브뤼예르 (Emily de La Bruyere)는 미국 경제매체 CNBC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새로운 기술 체계와 네트워크와 기술로 정의되는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라면서 “이들 분야의 선두주자가 확정되지 않아 중국에 선두주자로 올라설 기회를 줬다”고 말했다.

2018년 1월 중국 국가표준화관리위원회 산업표준 2부 다이훙(戴红) 주임은 제10회 전자정보산업표준 추진회에서 중국공정원(中国工程院) 등 국가급 싱크탱크와 표준화 전략 연구를 진행하며 표준화 전략을 추진하기 위해 행동 강령인 ‘중국표준 2035’를 제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공업정보화부 전자정보국 차오웨산(乔跃山) 부국장은 “사물인터넷(IoT), 정보기술 장비 상호 접속, 태양광 발전 등 분야의 국가표준이나 업종 표준을 국제표준으로 채택해 국내외 표준과 접목을 추진하겠다”고 표시했다.

업계 표준을 제정하는 것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세계 각국의 기술과 산업은 모두 작업 방식과 전 세계적 범위의 상호 운용성을 정의하는 표준을 갖고 있다. 상호 운용성은 두 개 또는 그 이상의 시스템이 공동으로 작업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전기통신 업계에서 차세대 무선통신 기술인 5G의 표준은 다년간의 계획과 개발이 필요하다. 기술 표준은 업계 기관, 전문가, 기업 간의 협력을 통해 만들어진다. 또 이들 기술 규범이 표준으로 채택되고 통합됨으로써 네트워크 보급 효율을 높이기 위해 표준이 통일된다.

전통적으로 미국과 유럽의 주요 과학기술 기업이 업계 표준 제정에 참여했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중국이 점점 더 중요한 역할을 하기 시작했다. 앞서 다이훙 주임은 “이는 중국이 세계 다른 국가들을 넘을 기회”라며 “많은 차세대 기술 특허와 기술 표준이 아직 형성되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컨설팅 전문기업 트리비엄 차이나(Trivium China)의 공동 설립자 겸 경제연구 총괄인 앤드류 포크(Andrew Polk)는 CNBC와 인터뷰에서 “중국 경제의 큰 약점은 표준화된 정상적인 방식으로 시간, 거리, 공간을 뛰어넘어 발생하는 일이 없다는 것”이라며 “중국표준 2035는 국내의 절박한 수요와 자신의 경제적 성과와 효율을 높이기 위한 필요, 그리고 외국에서 기준을 세우고 싶다는 중국 정부의 희망”이라고 말했다.

5G 분야에서 중국 화웨이는 5G 네트워크 장비의 선두업체 중 하나로 표준 제정에서도 핵심 역할을 맡고 있다. 독일 지식재산권 조사업체 아이플리틱스(IPlytics)에 따르면 화웨이는 5G 관련 특허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으며 경쟁 상대인 노키아와 에릭슨을 앞서고 있다. 화웨이는 또 이동통신 표준화 기술협력 기구인 3GPP(3rd Generation Partnership Project)를 통해 5G 기술 표준을 제정하는 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

미국 국가안보 문제 관련 싱크탱크인 신미국안보센터(Center for a New American Security) 엘사 카니아(Elsa Kania) 연구원은 “표준 제정은 기술의 미래를 만드는 경쟁과 구도에 큰 영향을 미친다”면서 “이는 비즈니스 결과를 결정할 뿐만 아니라 기업에 유리하거나 불리한 구조를 만들어 낼 수도 있다”고 밝혔다.

중국 ‘기술 굴기’의 상징인 화웨이는 5G 분야에서 특허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다 © 바이두
중국 ‘기술 굴기’의 상징인 화웨이는 5G 분야에서 특허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다 © 바이두

중국이 중국표준 2035를 밀어붙이는 것은 논란을 일으켜 미·중 무역 전쟁의 한 원인이 됐던 중국제조 2025 산업정책을 연상시킨다. 미국은 중국 정부가 ‘제조대국’에서 ‘제조강국’으로 격상하고 외국 첨단산업 의존에서 벗어나기 위해 대규모 정부 보조금과 불공정한 보호 조치와 외국 지식재산권 탈취 등 행위를 저질렀다고 보고 있다.

2018년 4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가 관세를 부과한 중국산 일부 제품은 중국제조 2025와 관련이 있다. 같은 해 5월 미국 정부가 500억 달러 상당의 중국산 제품에 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면서 많은 중국산 제품이 중국제조 2025와 관련 있다고 지목했다. 이후 중국 정부와 관영 매체는 중국제조 2025에 대한 선전을 줄였다.

중국 정부의 중국표준 2035 출시 역시 서방 국가, 특히 미국의 경각심을 불러 일으켰다. 업계 일각에서는 중국이 표준 제정을 통해 핵심 데이터 획득을 시도하고 있으며 중국 정부가 정의한 기술과 기술 표준이 많을수록 관련 데이터는 중국 정부의 각종 데이터 현지화와 방문 정책에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미·중 경제안보검토위원회(USESRC)는 4월 말 ‘중국 모델? 베이징의 글로벌 규범과 표준 대체 추진(A 'China Model?' Beijing's Promotion of Alternative Global Norms and Standards)’ 공청회를 개최할 예정이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연기했다.

지금까지 전문가들과 미국 업계 관계자들은 첨단기술 분야에서 중국이 미국에 본격적으로 도전할 만한 실력을 갖추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올해 3월 미국 정보기술산업협회(ITIC)의 나오미 윌슨(Naomi Wilson) 이사는 “중국 정부나 기업의 참여가 일부 절차상의 도전을 불러왔다”라면서 “하지만 이는 결코 있어서는 안 되는 영향을 끼치지도 않았고 경쟁의 저울이 중국인에게 기울게 하지도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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