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인드 원칙 깨는 등 대기업, 스타트업 간 불공정 심의 논란

[비아이뉴스]최진승 기자= 블록체인 민간주도 국민 프로젝트'의 2차 발표평가가 진행된 가운데 심사의 공정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업체별 블라인드 심사 원칙이 지켜지지 않는 등 대기업과 스타트업 간 형평성에 금이 갔다는 지적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민 프로젝트는 1차 적합성평가(서면평가)와 2차 선정평가(발표평가) 결과가 통보됐다. 하지만 평가 과정에 대한 잇단 불만이 새나오고 있다.
이번 2차 발표평가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온라인 발표로 대체됐다. 문제는 온라인 발표시 업체명과 발표자 성명을 명시하도록 했다는 점이다. 발표평가에 참여한 업체 대표는 "발표 시작 전 000 업체 누구라고 밝히고 프리젠테이션과 평가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국가에서 진행하는 R&D 사업의 경우 '블라인드 평가'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심사위원들의 기업에 대한 선입견과 혹시 모를 연관성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정부 과제 심의에 참여해온 학계 관계자는 "국가R&D 사업의 경우 기업별 차별을 없애자는 취지로 10여년 전부터 블라인드 평가를 해왔다"라며 "이번 국민 프로젝트의 평가 방법은 일반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 대기업 참여, '국민 프로젝트' 취지 훼손
'블록체인 민간주도 국민 프로젝트'는 민간의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실생활에서 이용 가능한 블록체인 서비스 개발과 조기 상용화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과기정통부의 블록체인 발전전략(2018)의 일환으로 지난해 이어 두 번째로 진행 중이다. 사업 주관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가 맡고 있다.
국민 프로젝트는 블록체인 관련 자유 공모 방식으로 과제수행 컨소시엄 3곳이 선정될 예정이다. 선정된 3개 프로젝트에 과제당 15억원 이내 매칭 펀드(상호출자 방식) 자금이 지원된다.

특히 국민 프로젝트는 참여 대상에 제한을 두지 않았다. 대기업도 참여 가능토록 명시했다. 공모 안내서에 따르면 블록체인 기술 촉진 및 산업 확산을 위해서다.
하지만 대기업의 참여는 중소기업 육성이라는 국가R&D 개념과 배치된다. 민간의 아이디어 발굴이라는 국민 프로젝트의 기본 취지에도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스타트업 협회 관계자는 "공모 안내서에 대기업 참여를 명시했다 하더라도 KISA 측 보고서일 뿐 이는 중소 스타트업의 역할과 국가R&D의 의미를 퇴색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 국민 프로젝트 심사기준도 대기업에 유리
국민 프로젝트의 평가기준에 대한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대기업에 절대적으로 유리한 평가기준이라는 지적이다.
국민 프로젝트의 공모 안내서에 따르면 1단계와 2단계 평가항목과 배점 기준은 각기 다르지만 '실현 가능성'에 가장 큰 비중을 두고 있다. 1단계(서면평가)의 경우 50점(100점 기준), 2단계(발표평가)에서 20점(100점 기준)이 할당돼 있다.

하지만 실현가능성에 중점을 둘 경우 대기업에 유리한 평가가 될 수밖에 없다. 학계 관계자는 "기술평가가 아닌 실현가능성만 놓고 보면 크고 안정적인 기업들이 선정될 수밖에 없다"며 "확률적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는 스타트업의 입장에서 심사기준 자체가 불공정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애초에 심사기준이 대기업에 유리한 상황이라면 블라인드 심사 원칙이 지켜지지 않은 이유는 뭘까? 발표평가에 참가한 스타트업 관계자는 "2차 심사에서 블록체인 기술과 무관한 질의가 많았다"라며 "1차 서면평가 기준을 재차 물어보는 등 다분히 의도적인 질문이었다고 볼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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