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아이뉴스]최진승 기자= 과기정통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이 추진 중인 '블록체인 공공선도 시범사업 및 민간주도 국민 프로젝트' 사업자 선정 결과 LG CNS, 하나은행, 네이버 등 대기업이 참여한 컨소시엄이 절반 가량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7일 과기정통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은 착수보고회를 갖고 올해 '블록체인 공공선도 시범사업 및 민간주도 국민 프로젝트' 선정 기업을 발표했다.

올해 블록체인 공공선도 시범사업은 10개 과제에 대해 10개 컨소시엄(24개 기업)이 선정됐다.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증거 관리 플랫폼(경찰청), 블록체인 기반 노지작물 생산유통 관리 플랫폼(농촌진흥청), 분산신원증명(DID) 기반 디지털 공공서비스 플랫폼(경상남도) 등 신규 과제 9건과 다년도 과제 1건(제주도)이 포함됐다.

<2020년 블록체인 공공선도 시범사업 선정 과제>

이 가운데 LG CNS는 블록체인 기반 식품안전 데이터 플랫폼(식약처), 블록체인 기반 자율주행자동차 신뢰 플랫폼(세종시), 블록체인 기반 전기차 배터리 Life Cycle 관리시스템(제주도) 등 3개 과제 주관사업자로 선정됐다.

LG CNS는 민간주도 국민 프로젝트 과제에도 참여해 사업을 따냈다. 블록체인 기반 스마트 디지털 화물 운송장 플랫폼(네이버시스템이 주관사업자)이 그것이다. 이번에 LG CNS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수주한 블록체인 사업만 4건에 이른다.

◆ 대기업 참여에 정부 R&D 사업 형평성 논란

올해 과기정통부가 선정한 블록체인 공공, 민간 사업 총 13개 과제 가운데 LG CNS, 하나은행, 네이버 등 대기업 주관 컨소시엄이 수주한 사업은 5개에 이른다. 이에 정부가 실적 쌓기에 급급해 스타트업 육성은 뒷전으로 미뤘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국내 스타트업 관계자는 "아이디어가 중요한 소프트웨어 관련 과제마저 대기업들이 가져가버린다면 국내 스타트업들이 설 자리는 사라지고 만다"고 한탄했다.

스타트업이 대기업과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하더라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대기업 중심의 컨소시엄 형태에서 스타트업들은 목소리를 내기 어렵다. 실무를 맡은 스타트업 입장에서 대기업에 핵심 기술이 유출될 우려도 있다.

<2020년 블록체인 민간주도 국민 프로젝트 선정 과제>

블록체인 공공선도 시범사업은 공개경쟁을 통해 공공서비스 효율화와 우수사례를 발굴하는 사업이다. 상호출자(매칭펀드) 방식을 통해 과제당 6억원 이내(총 60억원) 정부 자금이 지원된다.

블록체인 민간주도 국민 프로젝트는 민간의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실생활에서 이용 가능한 블록체인 서비스의 조기 상용화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자유 공모 방식으로 3개 과제수행 컨소시엄에 과제당 15억원 이내 매칭 펀드 자금이 지원된다.

과기정통부는 올해 블록체인 시범사업에 대해 참여 대상에 제한을 두지 않았다. 블록체인 기술 촉진 및 산업 확산을 위해서다. 하지만 비교적 소규모의 R&D 사업에까지 대기업에게 기회를 주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내 핀테크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에 참여 기회를 주는 것은 중소기업 육성을 위한 정부 과제 정책과 맞지 않다"라며 "대기업 중심의 과제수행은 스타트업 혁신은 물론 일자리 창출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고 비판했다.

과기정통부도 중소기업을 육성해야 한다는 기본 취지에 공감을 표시했다. 다만 블록체인 관련 사업이 초기인 만큼 다양한 방안을 실험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지난해까지 대기업의 참여를 제한했던 반면 올해는 전문성을 키워보자는 차원에서 참여에 제한을 두지 않았다"라며 "블록체인 관련 중소기업 육성을 위해 여러 방안을 강구하고 있고 더 나은 방향을 찾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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